Rene Magritte Review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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르네 마그리트는 1898년 11월 21일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인 벨기에에서 태어났다. 인위적으로 세워진 이 작은 나라는 먼 옛날부터 분열되어 있엇다. 두 민족, 즉 네덜란드의 방언을 사용하고 주로 가톨릭교도인 북쪽의 플라망족과 항상 좀 반항적이고 대체로 특정 종교를 갖지 않은 남쪽 왈론쪽 간의 갈등 때문이었다. 전혀 어울릴 수 없는 성향을 가진 두 민족의 병합은 힘겨운 통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필요로 했으며, 결국 이들을 진정시키기보다는 반목을 더 깊게 만드는 법적 행정적 분규를 불러일으켰다. 국외의 관찰자들은 확실히 이러한 상황에 독특한 성격, 즉 '초현실주의'적 성격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. 조직적인 자기비하와 오만한 지방주의가 기이하게 결합된 '벨기에 문화'의 특성은 여기서 연유한다.

빛의 제국, 195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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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그리트의 정치 참여는 근본적으로 그의 반골 정신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. 그는 자신이 그린 포스터 디자인이 모두 당 지도부의 기본 방침에 따라 거부되자, 사람들이 아무리 널리 이해하는 것이라 해도 당의 이념 노선에 자신의 예술을 종속시키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다. "예술이 왈론족이어야 할 이유가 채식주의여야 할 이유보다 많지 않다." 지방주의의 중요성을 선전하는 전시회에 그를 참여시키고자 했던 사람들에게 그는 이렇게 답했다. 결국 그가 지지한 단 하나의 진정한 기치는 세계와 사물에 깃들어 있는 신비였다. 신비는 모든 것에 속하면서 동시에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것이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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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그리트의 그림에는 언제나 이렇게 서로 날카롭게 대조되는 요소들이 등장하여 우리의 무심한 마음을 흔들고 지성을 뒤흔드는 충격을 유발한다는 점이다. 이는 낮과 밤이 동시에 표현된, 아마도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<빛의 제국>에서 명백히 드러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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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이 화가는 그림을 오나성하면 그 앞에 친구들을 불러 모으기를 좋아했고 그들에게서 즐겨 그림 제목을 얻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. 실제로 그가 친구들의 제안을 받아들인 예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몇 가지 뿐이다. 그의 아내 조르제트는 "다음날이면 그는 왕왕 친구들이 지어준 제목이 마음에 안 들어서 자기가 좋아하는 제목을 고르곤 했다"라고 한다. 예를 들어 <헤겔의 휴일>이 그런 경우다. 이 글미에 물을 튀겨내는 기능을 가진 대상(즉 우산)을 묘사하면서, 물을 담는 대상(즉 유리잔)을 병치시켰다.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모순보다는 대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. 그림 이면의 사상이 그리 심오하지 않기 때문이다. 사실 그래서 헤겔이 휴가 중이라고 한 것이다. 화가는 엄밀한 논리적 논증을 따지지 않고 그냥 재미있는 그림에 몰두해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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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그리트의 예술에서, 그의 그림이 자극하는 시적충격, 곧 미적 자극은 확실히 사유에 대한 애호, 반성과 정신의 기민성에서 오는 억제되지 않은 즐거움과 따로 떼어놓을 수 없다. <내세>는 따라서 어떤 형태의 비명도 없는 단순한 뭠으로 표현되어 관람자에게 아주 아이러니한 방식으로 몸과 살, 감각, 시각 없이는 생명이 있을 수 없음을 상키시킨다. 생명은 만져 알 수 있을 때만이 존재하며, 예술은 가시적인 것으로서만 존재한다. 인간이 그 너머에서 인식할 수 있는 것은 본질적인 것, 즉 비가시적인 본질이 아니라 기껏해야 하나의 대상이다. 이 대상은 윤곽을 통해 그 내부로부터 가시화되는 것의 경계를 나타내며, 그 때문에 넘어설 수 없는 하나의 장벽이다. 인간은 돌무덤을 넘어설 수 없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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