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01.
베를린에 가고 싶다. 죽겠어서 베를린 사진들을 보며 김C가 1년 6개월간 베를린에 지내면서 만들었다는 priority 앨범을 듣고 있다. 영화 베를린 말고 진짜 베를린에 나 좀 보내줘.
02.
아프리카를 가고 싶단 생각은 항상 있었다. 그래서 방에는 늘 아프리카 엽서와 사진들, 언젠가 꼭 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지도와 함께. 그러다 난 정말 그 곳에 가게 되었다. 베를린 역시 사진들을 출력해서 벽들을 도배해볼까. 열심히 작업해서 돌아오는 겨울엔 꼭 가야지 하면서.
03.
내가 지금 갑자기 당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하면 이상한 여자라고 취급하기 딱 좋을 그런 남자를 생각하고 있다.
몇번 보지도 못했고 정잘 알지도 않는 그런 남자를. 언니네 이발관 노래를 듣다가 문득, 닮아서.
04.
마사이마라에서 4번 정도 우연히 만난 그 남자. 헌팅캡을 쓰고 라이카m7을 들고 있던 그 남자. 백인 하나 한국인 셋 카메라부대 셋 사이에 껴있던 그 한국남자. 옆에 와서 자꾸 사진찍던 그 남자. 차가 멈출 때마다 자꾸 눈 마주치던 그 남자. 이상하게 자꾸 생각나. 그때 코끼리가 아니라 당신을 찍었어야 했는데.
05.
사람에 대해 반했다거나, 그도 넘어서 좋아한다거나, 사랑한다거나 그런 말은 무겁다.
그냥 순간에 대한 향수라고 불러두자. 그때 그 배경 그때 그 음악 그때 그 인물 하필이면 그때 그 눈맞춤
인셉션
인셉션
인셉션
결국 남는 건 사진이 아닐 수 있다
결국 남는 건 왜곡된 내 기억, 순간에 대한 향수
06.
이런 이런 큰일이다
07.
향수병 역마살 짝사랑 그도 아니면 유랑병 뭐든 좋으니 이 증상에 대해서 이름 좀 붙여주세요 거기 김카피
태그 : 이것은그냥일기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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